스토리 다 생각해놨는데 손이 안 따라줌...

어린 신이 어쩌다 감정 격해져서
당신은 마을 사람들 몰래 흑마법을 쓰잖아
얍삽하고 저열해 당신 같은 마녀는 죽어 마땅해
이런 말 하면 이브가
영생을 사는 마녀는 모두 흑마법에 손을 댄 마녀들이야
하고 감춰진 세상의 진실... 알려줌

머릿속이 어지럽니?
진실이 언제나 명쾌한 것만은 아니란다
하지만 장담할 수 있어
난 이 마법서를 넘겨받으며 말 그대로 손을 댄 것뿐 여기 적힌 흑마법을 쓴 적은 한 번도 없다고
날... 믿어주겠니

그날 이후로 어린 신은 이브한테 경계 조금 풀음
그리고 청소년쯤 되어선 이브한테 마법도 배우고 관계 호전됨

그러다 문득 이브의 옷 리본 중앙에 붙은 장식이 단순히 브로치가 아니라 로켓이라는 걸 깨닫고
우연히 기회가 생겼을 때 그 팬던트를 열어본다...

안엔 눈 한 짝만 그려진 초상화가 붙어있음
푸른 눈에 녹색 머리칼...

신은 직감적으로 이게 자기 눈이라는 걸 깨달음
단순히 눈색이랑 머리색이 같다는 이유로가 아니라 뭔가 계시를 받듯이...

그리고 이브에 대한 불신이 도져서 숨겨놓은 흑마법서(금서) 찾으려고 이브 책장 막 뒤짐

당신이 흑마법을 정말 쓰지 않았다면
그저 넘겨받기만 한 것뿐이라면
그때 그 마법서는 왜 펼쳐져 있는 상태였던 건데?

그리고 책장 한 두세줄 정도 쓸었을 때쯤 이브한테 걸린다...
지금 뭐하니?

이브는 진실을 밝혀야 할 때가 왔음을 느끼고 신한테 오해를 풀기 위해 사건의 모든 전말을 얘기해줌
먼 과거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환생이 신이라고

그러면서 흑마법서 펼쳐 책 사이에 끼워진 전×n생의 신 초상화 보여준다
그때 흑마법서 펼쳐져 있었던 이유는 환생한 신이랑 영생 살고 싶어서 일반인도 영생 살 수 있게하는 마법을 연구중이었기 때문에.

흑마법서에 손만 대어버렸는데 흑마법사가 됐다는 건 거짓말이고 환생할 때마다 몇 번이고 시도해 봐서 이브는 흑마법사가 된 거임

하지만 이런 거 그만두려고 했어...
불멸의 삶은 너무 괴로우니까
내가 나만 생각하고 욕심을 부렸어
그러지 않았다면 나는...
나는 편해질 수 있었을 텐데
너를 괴롭히지 않아도 됐을 텐데

신은 조금 고민하다가 이브가 연구하는 마법을 도와주기로 하고 연구가 성공한다면 자기도 영생을 살아가기로 마음먹음

근데 그러다 신이 뭐 잘못해서 둘의 연구에 대한 꼬리가 잡히고
금서가 이브 손에 있다는 게 들켜버려서 이브는 마녀사냥을 당하게 된다

무슨 사제들이 막 와서 장작에 성수 뿌리고 이상한 기도문 외우면
마을 이장이 불 지르는데
화르르륵 불이 붙고 사람들이 이브 향해서 돌 던지는 와중에 그제서야 인파를 비집고 헉헉거리면서 신 도착함

으아아아악 하고 절규하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신 비명은 다 묻히고 검게 태워진 이브 바람 불 때마다 조금씩 재 같은 거 날리면서 점점 흩어져 사라져감
그렇게 한 번 안아보지도 못하고 생이별...

사람들 다 떠나고나서도 이브 향해 던져댄 돌만 굴러다니는 처형대 앞에 무릎 꿇고 앉아서 초췌한 얼굴로 하염없이 울기만 하는 신

그리고 먼 미래...
어린 이브가 꽃다발 건네는 장면이 나오고 누군가의 손이 어린 이브 쓰다듬는다
어린 이브가 올려다 보면서
마법사씨는 언제나 상냥하시네요
하면 그제야 영생 살게 된 신 나올 듯
뭔가 쓴 미소를 하고
...
꼭 그렇지만도 않은걸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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